축구 2023 AFC 아시안컵: 미리보는 준결승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화요일 (2월 6일) 밤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과 맞대결합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미 요르단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저녁 도하의 알 투마마 경기장에서 열린 E조 예선 2차전에서 경기 초반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가다가 전반전 막바지에 역전을 허용한 다음, 경기 종료 직전 황인범이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간신히 2-2 무승부를 거둔 바 있습니다.

카타르 2023 대회를 관통하는 유행어, 이른바 '좀비 축구'의 시작이었죠.

사실 한국은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이강인의 맹활약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둔 이후 '정상적'인 경기를 펼친 적이 없습니다.

모두들 토너먼트에서는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들 하는데요, 양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전 중반 이강인이 그림 같은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데 이어 문전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이 본선에서 기록한 11골 중에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골이 아닌 일반적인 필드 골은 단 3골 밖에 없었는데요, 그 중에서 2골을 그날 이강인이 몰아넣은 셈입니다.

이강인은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끌려가던 83분에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네 경기 연속으로 추가시간의 기적이 일어났는데요...

황인범 91분, 손흥민 94분, 조규성 99분, 황희찬 96분 - 세계 축구사에 이런 일이 또 있었을까요? 온 우주의 기운이 클린스만호의 우승을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닙니다.

가장 불안한 요소는 아무래도 지난 네 경기에서 혈투를 벌이느라 소진된 체력입니다. 결선 토너먼트에 들어서 빠듯한 일정 속에 두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치는 바람에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지만, 다행히 준결승전을 앞두고 한국 캠프의 분위기는 매우 좋다고 합니다.

수비진에서는 센터백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요르단과의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지만 지난 시즌 K 리그1 챔피언 울산HD의 뒷문을 책임진 골키퍼 조현우와 든든한 백포 김태환,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가 버티고 있습니다.

중원에서는 황인범과 박용우가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되며, 원조 '언성 히어로'인 이재성과 아시안게임 우승의 주역 홍현석도 뭔가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화려한 공격진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데요, 결선 토너먼트 들어서 정상 컨디션을 되찾은 황희찬이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에 걸려 있던 과부하를 분담하기 시작했고, 주전 센터 포워드 조규성을 뒷받침할 오현규와 양현준의 활약 여부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다시 한 번 요르단과 맞서싸운다면, 결승전을 향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 풀어나가는 경기이니까요.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대한민국 경기 일정 및 결과

조별 예선 E조

• 1월 15일 (월요일) 20:30 대한민국 3-1 바레인
• 1월 20일 (토요일) 20:30 대한민국 2-2 요르단
• 1월 25일 (목요일) 20:30 대한민국 3-3 말레이시아

결선 토너먼트

• 1월 31일 (수요일) 1:00 대한민국 1-1 사우디아라비아 (연장전) 4-2 PSO
• 2월 3일 (토요일) 00:30 대한민국 2-1 오스트레일리아 (연장전)
• 2월 7일 (수요일) 00:00 대한민국 - 요르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