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아시아 예선: 한국,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석패
목요일 저녁 (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대한민국이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탈락했습니다.
한국의 황선홍 감독과 인도네시아를 이끄는 신태용 감독 사이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날 경기는 120분의 혈투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고, 한국이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황 감독은 지난 일본과의 경기에서 가동했던 3-4-3 포메이션을 유지한 채 주전 선수 5명을 선발 출전시켰는데요, 주장 변준수가 중앙 수비에 복귀한 가운데 강성진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엄지성, 백상훈, 황재원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은 8분 만에 첫 번째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태석이 왼쪽에서 올려준 프리킥을 인도네시아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페널티 지역 외곽으로 흘러나오자 이강희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뒤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직전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반칙이 드러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역습에 나선 인도네시아의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전반 15분 절묘한 중거리 슛으로 백종범 골키퍼의 허를 찌르면서 인도네시아가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원정 팬들의 응원 속에 기세가 오른 인도네시아는 다시 한 번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요, 전반 32분 스트라위크의 왼쪽 돌파에 이어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슈팅한 것이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행운의 여신은 한국 편이었을까요. 전반전 종료 직전, 홍시후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날카로운 크로스를 엄지성이 달려들면서 헤더로 연결했는데요, 이것이 인도네시아 수비수 코망 테구의 머리에 맞고 들어가면서 자책골로 기록됐습니다.
하지만 전반 추가 시간, 이바르 제너가 후방에서 길게 올려준 공을 이강희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에 깊숙히 침투한 스트라위크가 왼발로 마무리하면서 인도네시아가 다시 리드를 잡았습니다.
다급해진 황선홍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주전 스트라이커 이영준, 공격수 정상빈과 강상윤을 나란히 교체 투입하면서 공격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가 상대 수비의 잇따른 실책을 틈타 역습을 전개하면서 스트라위크와 페르디난이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습니다.
후반 21분에는 이영준이 저스틴 허브너와 경합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는데요, 비디오 판독 결과 거친 파울로 레드 카드를 받게 되면서 한국은 10명으로 인도네시아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교체 투입된 정상빈이 후반 30분경 직접 프리킥으로 인도네시아의 골문을 노렸지만 에르난도 아리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한국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탈락 위기에 몰린 한국을 구해낸 것은 정상빈이었습니다.
후반 39분, 인도네시아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백종범 골키퍼가 전방으로 길게 던져준 공을 홍윤상이 이어받아 빠른 역습을 펼쳤고,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돌파해 들어간 정상빈이 오른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2-2가 됐습니다.
결국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에 들어갔는데요, 황선홍 감독이 후반전 추가 시간에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바람에 한국은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서 30분을 버텨내야 했습니다.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가운데 연장 전반이 득점 없이 마무리됐고, 한국은 일본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민우를 투입하면서 연장전에 주어진 마지막 교체 카드를 활용했습니다.
연장 후반에도 인도네시아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지만 허브너의 기습적인 슛을 백종범이 간신히 막아낸 데 이어, 네이선 초아온의 중거리 슛은 과녁을 살짝 빗나갔습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김민우, 이강희, 황재원, 백상훈, 변준수가 모두 페널티를 성공시켰는데요, 인도네시아는 라마단 사난타, 프라타마 아르한, 라파엘 스트라위크,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차례로 득점한 이후 다섯 번째 키커 저스틴 허브너의 시도가 백종범에게 가로막혔지만 VAR 판독 결과 골키퍼가 미리 움직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다시 시도한 킥이 골로 연결됐습니다.
한국의 여섯 번째 키커 강상윤의 킥을 아리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고 아르칸 피크리의 슛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나면서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습니다.
일곱 번째 맞대결에서는 한국의 정상빈과 인도네시아의 짐 스로여가 모두 득점에 성공했고, 홍윤상과 리즈키 리도의 페널티도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이어서 조현택과 무하마드 페라리가 득점하면서 8-8이 됐는데요, 한국의 골키퍼 백종범과 인도네시아의 곪키퍼 아리까지 모두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양 팀의 모든 선수가 한 번씩 킥을 시도한 이후 김민우와 사난타가 침착한 마무리로 10-10을 만들었지만, 이강희의 페널티가 가로막히고 말았고 아르한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인도네시아를 4강으로 이끌었습니다.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라인업
백종범 - 조현택 이강희 변준수 - 이태석(강상윤) 김동진(이영준) 백상훈 황재원 - 엄지성(홍윤상) 강성진(장시영) 홍시후(정상빈)
2024 AFC U-23 아시안컵: 경기 일정
조별 예선 B조 (한국 시간)
- 4월 17일 수요일 00:30 대한민국 1-0 아랍에미리트연합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
- 4월 19일 금요일 22:00 중화인민공화국 0-2 대한민국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
- 4월 22일 월요일 22:00 일본 0-1 대한민국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
8강전
- 4월 26일 금요일 02:30 대한민국 2-2 인도네시아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 연장전. 승부차기 10-11
2024 AFC U-23 아시안컵: 참가 선수
- 골키퍼: 김정훈(전북 현대), 백종범(FC 서울), 신송훈(충남 아산)
- 수비수: 이태석(FC 서울), 조현택(김천 상무), 서명관(부천 FC), 변준수(광주 FC), 이재원(천안 시티), 황재원(대구 FC), 장시영(울산 HD)
- 미드필더: 이강희(경남 FC), 강상윤(수원 FC), 백상훈(FC 서울), 엄지성(광주 FC), 홍시후(인천 유나이티드), 김민우(뒤셀도르프), 홍윤상(포항 스틸러스),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 강성진(FC 서울), 김동진(포항 스틸러스), 최강민(울산 HD)
- 공격수: 안재준(부천 FC), 이영준(김천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