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양궁: 김우진, 커리어 첫 개인전 우승으로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 금메달 획득
김우진이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올림픽 양궁 역사상 최다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우진은 8월 4일 일요일(현지시간)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 결승전에서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을 꺾고, 이번 대회 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엘리슨은 이미 8강에서 김제덕을 6-0으로 제압하고 시종일관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승전까지 올라온 미국팀의 연륜있는 궁사였는데요.
양궁 마지막 대회의 결승전답게 두 사람은 팽팽했습니다. 양쪽 모두 퍼펙트한 10점을 연속해서 기록해 다시 동률. 연장으로 주어진 단 한 발 슛오프, 김우진의 10점 화살이 과녁 중앙에 조금 더 가깝게 들어가며 6-5로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첫 세트, 김우진 9-8-10, 27점 엘리슨9-10-10, 29점으로 엘리슨이 승점 2점을 먼저 가져갔습니다.
김우진10-8-10, 28점 그리고 엘리슨 9-8-7, 24점으로 2세트는 김우진의 승리였는데요.
3세트에서 김우진이 10점을 쏘지 못하며 9-9-9, 27점 대 10-10-9, 29점으로 다시 엘리슨이 승점 2점을 가져가 앞섰습니다.
4세트에는 분발한 김우진이 9-10-10, 29점, 엘리슨 9-8-10, 27점으로 다시 김우진이 이를 승점 4-4스코어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마지막 세트, 김우진 10점, 엘리슨 10점, 김우진이 다시 10점 엘리슨이 또다시 10점, 마지막 10점을 김우진이 쏘며 끝나는 듯 했지만, 브래디가 다시 10점을 내는 놀라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연장 슛오프의 단 한 발 김우진이 먼저 화살을 10 과녁 내에 꽂아 넣었는데요. 브래디 역시 10점을 기록했지만 9-10 라인 밖에 물리는 점수로 김우진이 1센티미터가 되지 않는 단 4.9mm의 차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됐습니다.
연륜의 대결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빅매치. 부담감과 긴장감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연속해서 10점에 꽂아 넣은 두 사람의 경기는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팔을 들어주며 이 멋진 승부를 서로 감사하고 축하했으며, 김우진은 관중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습니다.
이로써 한국을 넘어 세계 양궁 역사 한페이지의 마지막 단어를 직접 작성한 김우진이 포디움에서 내려와 말을 이었습니다.
"시원합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렇게 역사를 만들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고요. 제 스스로도 개인전 메달이 없었는데, 이렇게 마지막 퍼즐이 맞추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보는 사람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대단한 빅매치 결승전에 대해 그는 "경기를 하면서 스코어가 좀 좋지 못했어요,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우석이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우석이를 이기고 대신 올라왔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했죠. 5세트 마지막 10점을 쏘고, '아, 이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상대가 10점을 쏘면서 슛오프 상황이 된 거죠. 저도 브래디 엘리슨 선수가 대단한 선수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라며 매우 긴장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래서 더더욱 마지막 화살을 정말 잘 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0점 좀 안쪽에 맞았는데 솔직히 불안했습니다. X를 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보자 했는데요. 다행히 아주 근소한 차이로 이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우석은 옆에서 웃으며 거들었습니다. "전 경기를 보지 않고 기도했어요. 저기 앉아서. 이게 다 제 '기도빨'입니다."
이를 듣던 김우진이 맞장구를 쳤습니다. "이우석 선수가 응원하고 기도한 덕분에 화살이 잘 맞아서 슛오프에서 이긴 것 같아요."
대표팀 주장인 그는 이번 결승전이 살면서 가장 많이 긴장했던 경기였다며 경기전 자신이 끊임없이 되뇌었던 모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제가 욕심을 안 부리겠다고, '머리는 비우고, 마음은 뜨겁게' 한다고 했는데, 이게 되다가 안 되다가 하다보니 진짜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전 은퇴 계획도 없고,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니까요. 오늘 경기는 내일 과거가 될 테니까,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또 전진하겠습니다."
김우진은 16강에서부터 세계랭킹 1위의 브라질 선수 마르쿠스 다우메이다를 상대했는데요. 하지만 김우진은 첫 세트 비긴 것을 제외하고는 7-1(29-29, 30-27, 30-29, 30-28)로 심지어 모두 10점 과녁에 정확히 넣는 신궁의 기술을 보여주었습니다.
8강에서 만난 상대는 역시 쉬운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튀르키예의 메테 가조즈였습니다. 6-4(25-28, 29-28, 29-26, 26-27, 28-26)로 승점을 주고 받던 두 사람은 김우진이 마지막 세트를 가져오며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준결승에는 더 어려운 상대가 기다리고 있었죠. 이번 올림픽 대회 엄청나게 좋은 기량을 선보인 대표팀 후배 이우석이었습니다. 4세트까지만 해도 이우석이 5-3세트 스코어로 앞서 나가고 있었는데요. 역시 연륜의 뒷심으로 김우진이 5세트에서 이를 잡고 슛오프에서 그가 10점, 이우석이 9점으로 김우진이 결승에 진출, 이우석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습니다.
브래디 엘리슨은 오늘 엄청난 기량으로 이미 김제덕을 8강에서 6-0으로 제압하고 올라왔는데요. 케이시 코폴드와 혼성단체에서 이번 대회 동메달을 걸기도 했습니다. 35세의 엘리슨은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양궁의 간판으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엘리슨과 김우진은 4세트까지 서로 승점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5세트에서는 두사람 모두 30점 퍼펙트 세트를 만들어 승점을 나누어가졌는데요. 결국 한 발로 결정되는 연장 슛오프로 향한 두 사람. 김우진이 10점 안쪽, 그리고 엘리슨이 10점과 9점이 물리는 라인 바깥쪽에 물려들어가며, 단 4.9mm, 1센티미터도 안되는 차이로, 김우진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파리 2024 양궁 : 남자 개인전
금메달🥇 김우진 (KOR)
은메달🥈 브래디 엘리슨 (USA)
동메달🥉 이우석 (K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