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발표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에서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안세영은 다음주에 개막하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와 다음달 BWF 월드투어 중국오픈, 그리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안세영은 올해 들어 출전한 11번의 국제 대회에서 무려 7번이나 우승을 차지하고 3번 준우승을 거두는 등 선수 경력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요, Olympics.com은 지난달 안세영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챔피언의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는 비결과, 올림픽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물어봤습니다.
2021년 말 Olympics.com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던 안세영. 이번에는 어떤 메시지를 남겼을까요?
Olympics.com: 올해 들어서 우승에 우승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안세영: 일단 이렇게 항상 금메달을 딸 때마다, 제가 해보지 못했던 경기였잖아요. 어떻게 보면 지금 저의 최상의 경기 결과일 수도 있고 그래서 정말 한편으로는 너무 좋은데 제가 다음에는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타이틀과 이유는?
올해 3월에 있었던 전영오픈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아무래도 권위가 있는 대회다 보니까 정말 체육관이며 퀄리티가 많이 다른 대회랑 좀 달랐거든요. 그래서 항상 이 대회를 한 번씩 뛰면서 이 대회에서는 꼭 한 번 우승해보고 싶다, 정말 우승하면 너무 좋겠다라고 했는데 그게 올해에 딱 이루어지니까 정말 짜릿했고 또 27년 만에 여자단식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방수현 선수의) 대를 이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었던 것 같아요.
배드민턴은 거의 비시즌이란 게 없고, 매번 대결하는 상대가 비슷해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데, 안세영 선수는 어떻게 멘털 관리를 하시나요?
제가 올해 많이 생각했던 게 경기는 앞으로도 많이 있는데 제가 졌다는 거에서 많이 우울해 할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빨리 털어 놓고 또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되는데 그래서 올해부터는 졌어도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서 또 즐겁고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배드민턴을 하려고 하다 보니까 이렇게 좋은 경기 결과를 낼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털어버리고 경기에서 즐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인도네시아 오픈 슈퍼1000 대회를 마치고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빡빡한 배드민턴 일정에서 체력을 관리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제가 정말 행복해서 좋아서 배드민턴을 하는 건데 이게 제가 졌다고 해서 이렇게 우울할 그게 아니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밌게 배드민턴을 좀 즐길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이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쉬라고 해도 잘 쉬는 편이 아니거든요. 불안을 많이 느끼는 선수여서 쉬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 계속 경기가 이어지다 보니까 항상 저는 먹는 걸 생각을 많이 하면서 먹는 것 같아요. 그냥 영양 쪽에 조금 관심이 많아서 많이 배우고 또 그걸 실천하려고 해요.
그래서 항상 경기 전에는 어떤 걸 먹고 경기 후에는 어떤 걸 먹고 이걸 다 체계적으로 짜놓고 루틴 대로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단백질하고 밥, 밥을 많이 먹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단백질이랑 밥이 어울릴까,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단백질이 요새는 초코우유 맛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너무 맛있어서 더 잘 챙겨 먹는 것 같아요. 후식으로도 좋고 전에 먹어도 좋고. 요즘은 닭가슴살도 많이 나와서 챙겨 먹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로서 최초로 2019 BWF 신인상을 받았고, 2021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여자 단식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는 등 계속해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잘하는 천재로 주목 받기도 했고 부담감도 많을 것 같은데 부담감을 잘 이겨내고 해마다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한편으로는 부담도 많이 됐죠. 어렸을 때는 그걸 즐기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저는 그게 다 저한테 주시는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또 응원이라고 생각해서 그 자체를 너무 즐기게 됐고, 또 코트 안에서 그걸 보여줌으로써 제가 어떤 선수다라는 걸 이제 표출을 해내는 게 저의 큰 원동력인 것 같아요. 빨리 경기에 나가서 이기고 싶고 또 그걸 세리머니로 보여주면서 이제 많은 분들이 열광하고 그런 모습들이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도쿄 올림픽 이후 스매싱 등 공격적인 플레이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그리고 파리 올림픽을 1년 앞둔 올해는 어떤 훈련에 집중하고 있나요?
제가 항상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이제 공격 잡는 타이밍을 좀 많이 생각을 하게 됐고 그걸 연습을 많이 하면서 또 부족했던 게 체력이라고 항상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항상 체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계속 체력훈련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새는 체력훈련도 즐거워요. 저한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다가오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각오와 목표는?
저는 너무 멀리 있는 시합들을 잘 생각을 하지 않아요. 조급해진다고 해야 되나, 이걸 내가 꼭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지기 때문에 그걸 생각을 안 하려고 하고 그냥 앞에 있는, 제가 뛰고 있는 대회나 지금 다가오는 대회부터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세계선수권 이나 아시안게임이 다가온다면 당연히 목표는 언제나 선수로서 금메달이 목표고, 이제 거기를 금메달에 맞게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올림픽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올림픽 출전 전과 후 가장 크게 바뀐 점은?
저에게 올림픽은 제 커리어에서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죠. 어떻게 보면 정말 올림픽은 선수로선 제일 큰 무대잖아요. 그래서 이제 거기서 금메달을 따고 그런다면 제 커리어가 한층 더 퀄리티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어요.
진짜 (도쿄 2020) 올림픽을 많이 기대하고 갔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런데 저한테는 좋았던 게 첫 올림픽인데 좀 많이 긴장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는. 그런데 오히려 오픈 데이라고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오히려 더 좋았었던 것 같아요.
더 즐길 수 있었고. 지금 생각만 해도 너무 좋은데, 여기서 어떻게 재미있게 뛰면서 이기고 나서 어떤 세리머니를 할까 이런 생각도 많이 드는 것 같아요. (파리 2024 대회는) 배드민턴 선수로서 정말 재밌는 대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022년을 앞두고 Olympics.com을 통해 자신에게 이런 영상 메시지를 남겼어요: "세영아, 다치지 않고 잘 준비해서 너가 목표로 하는 꿈들을 차근차근 이루어냈으면 좋겠어. 항상 너를 응원할게 화이팅!" 올해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오, 감동이네요. 지금 제 자신한테 감동이네요. 올해도 2022년과는 다를 게 없겠지만 올해는 제가 생각한 대로 정말 즐겁고 행복한 배드민턴을 하면서 다치지 않고 한다면 충분히 잘해낼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세영아, 언제나 즐기면서 행복한 배드민턴 하자!” 이렇게 말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