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올림픽 배드민턴: 방수현이 지켜본 안세영
안세영이 8월 5일 월요일 오전 (현지시간) 파리 아레나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허빙자오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배드민턴의 역사를 썼습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애틀랜타 1996 대회에서 우승한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니까요.
역사적인 결승전이 끝나고 Olympics.com은 MBC 텔레비전 중계진으로 현장에서 실황을 생생히 전한 방수현 해설위원을 만나, 이날의 승리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되짚어봤습니다.
Olympics.com: 이번에 안세영 선수가 28년 만에 금메달을 가져왔는데요
방수현: 진짜 긴장을 제가 더 많이 했어요. 제가 올림픽 할 때 결승전보다 이걸 더 긴장을 했는데, 진짜 안세영 선수가 끝까지 잘 해줬고요. 너무 기쁘고 감개무량하고 그랬어요.
현장에서 해설하는 건 어떠셨나요?
해설은 사실, 야마구치 선수하고 할 때 좀 힘들었고, 어제는 사실 그 준결승은 좀 쉽게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그러는 바람에 조금 더 힘들었는데. 오늘은 사실 안세영 선수가 첫 번째 경기 이기면 조금 쉽게 이기지 않을까 생각은 했어요.
(편집자주: 현장에 있었던 공동 취재진의 질문과 응답을 이어서 아래에 정리합니다.)
Q: 선수 입장에서 저렇게 무릎 부상이 있으면 어때요? 플레이 하는 것 자체가요?
그런데 사실 지금 그 배드민턴 전체 그 국제 배드민턴 연맹에서도 750 대회나 1000 대회(슈퍼대회 등급)에는 선수가 출전을 안 하면 그러니까 16위 안에 있는 선수들이 출전을 안 했을 경우에 5000불에 대한 그 패널티를 내야 된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배드민턴의 흥행을 위해서 그렇게 해놨기 때문에 안세영 선수도 사실 그 부상 이후에 조금 더 쉬면서 했어야 되는데, [올림픽에] 나오기 바로 전에 인도네시아 오폰, 싱가포르 오픈을 계속 뛰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회복하는데 좀 힘들기는 하죠.
Q: 안세영 선수는 자신이 아직 전성기 아니라고 했잖아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아, 전성기죠! (웃음) 지금 금메달 땄는데 아휴. 제가 아까도 저기서 그랬어요. (사진 속) 이제 겸손하지 않아야 된다. 일등 했는데, 좀 쉬어가면서 하는 게 좋으니까. 안세영 선수 단점은 안 쉬는 게 단점이다라는 얘기를 했어요.
Q: 안세영 선수 오래 가려면 위원님께서 보시기에 어떤 부분이 필요할까요?
지금 다 끝났잖아요. 그러니까 조금 쉬어가는 게 낫죠. 그리고 자기가 몸을 완전히 회복한다면, 또 다시 본인이 좀 생각해 보고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일단 부상이 있었던 걸 지금까지 끌고 왔기 때문에 엄청 아팠던 게 있고 본인이 굉장히 힘들었을 거예요. 그걸 잘 견디고 한 게임, 한 게임 잘 해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뭐,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 거다. 그런 걸 생각한다기보다 본인이 뭐 '낭만'을 즐기고 싶다니까. 그거를 충분히 즐기고 튀김 요리도 많이 먹고 이걸 좀 한참 가져가고. 본인이 모든 게, 몸이나 마음이 다 정리가 되면 본인이 알아서 열심히 하는 선수니까 잘하겠죠?
Q: 위원님은 다른 대회도 우승 많이 해보셨겠지만 올림픽이나 다른 대회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올림픽 우승 진짜 대단한 거죠?
올림픽에 배드민턴이 92년에 처음 채택이 된 거라 그때도 저도 뭐 그냥 좀 약간 어리버리? 그리고 저는 이제 세계 랭킹 4위라 우리 복식이 강해서 복식이 금메달리스트라고 했는데 그 선배님들은 더 압박감이 있죠. 금메달을 따야 되니까. 근데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같이 올림픽을 출전한 데다가 선수촌에 모든 국가 선수들이 다 들어오니까 너무너무 긴장이 되고. 아, 이거는 그냥 일반 경기하고는 또 다르구나. 일반 대회는 내가 대한민국 대표로 나가는 거긴 하지만, 방수현 선수로 배드민턴 선수로 나가는 건데, 올림픽은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가는 그런 느낌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선수들이 더 긴장을 하고 더 압박감이 있는데, 그러다 보면 체력 소모는 두 배, 세 배가 더 들거든요. 원래 준비했던 것보다.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 무대가 이변도 많고 선수들이 힘든 경기이긴 하죠.
Q: 전영오픈이나 세계선수권대회보다 더요?
사실은 세계선수권대회나 전영오픈에 선수들이 더 많이 나와요. 많이들 출전을 하고요. 세계 랭킹에서 상위권 선수들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는 사실 그게 더 힘들다고 볼 수 있는데, 올림픽은 아무래도 압박감이나 이런 걸 본인이 견뎌야 되고 꼭 대한민국 선수로서 금메달을 따야 되겠다는 것 때문에 그 부담이 엄청난 거죠.
Q: 후배들 중에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를 보고 싶은 생각이 컸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매번 좀 안타깝기는 했고요. 매번 그럴 때마다 방수현, 방수현 이름이 나와서 우리 후배 선수들 미안했는데 이제 앞으로는 안세영, 안세영으로 가니까. 제 이름이 그렇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저는 할 건 다 했어요. 왜냐하면 올림픽도 메달 했고 그 다음에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갔고, 그 다음에 안세영 선수. 계보가 계속 이어지면 되니까요.